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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물섬

삶 그 처절함에 대한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




 제목을 보라 얼마나 유치찬란한가!!  그래 이 제목만으로도 이 영화전체의 줄거리가 예상된다. 그렇다. 항상 내가 하는 평 중에 뻔해보이는 영화에서 그 예상되는 뻔함을 벗어나 괜찮은 영화로 탄생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근데....  이 영화는 해 냈다. 정말 이 영화를 보고서는 꽤 괜찮은 영화를 봤다고 생각이 든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라는 제목만으로 줄거리를 다 알수 있지만, 전혀 진부하진 않은 영화! 그 영화의 매력으로의 초대에 전혀 망설임이 없다.


이렇게 4명이서 가족이다. 왼쪽에서부터 남편(박정학, 만종역), 시동생(배성우, 철종역), 딸래미, 그리고 김복남(서영희)이다. 이렇듯 그냥 밥먹는 풍경은 어느 가족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럼 도대체 왜 김복남은 이 모두를 죽이는 좀 엽기적이기까지한 일을 저질럿던 것일까? 그건 영화를 보고 알아내시고....   그녀에게 살인을 할수밖에 없게 만든 그 모든 일들!!  그녀에게 무관심 혹은 힘들게 만든 그 모든 것들을 알게 될 테니 말이다.


어릴 적 마을 오빠들에게 성추행을 당하고는 그 중 한 놈인 지금의 남편에게 시집와서 마을에서 거의 혼자서 일을 하고, 그 누구도 그녀를 이해하려 하지않고, 그녀로 인해 편해진 자신의 몸으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묘한 섬에서의 공공연한 비밀!!
 그녀가 일을 하다가 갑자기 처다보는 하늘의 태양!!! 옛날에 읽었던 "카뮈"의 "이방인"의 내용중에 이런 내용이 있지 않았었나 싶다.  정확히 기억은 나질 않지만, 태양을 처다보다 총을 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일까? 그녀는 남편에 의한 딸의 죽음으로 인해 그전부터의 소원이었던 이 섬으로부터의 탈출이, 이 섬에서 자신을 힘들게 하였던 모든 이들을 죽임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폭력을 일삼는 남편!  그 폭력 후엔 언제나 된장을 발라라고 하였는데....   그를 죽이고 난 후 그의 시체위에 엄청난 양의 된장을 그의 몸에 발라준다.  그의 동생인 시동생(철종)에겐 사실 어릴적 자신을 성추행했던 4명중의 한명이고, 사실 남편뿐만 아니라 남편이 없을 시 시동생이 그녀를 겁탈했으니...  이 영화의 유행어인 "넌 너무 불친절해"였던 것이다.


  이 섬에서의 거의 이장역할을 하는 동호할매! 그녀의 말이 거의 곧 법이 되기도 하지만, 섬이라서 그런지 거의 남자가 없다보니 그렇겠지만, 모든 생각을 남자위주로 생각한다.  역시나 남자형제인 남편과 시동생의 입장에서는 그녀와의 공조는 꼭 필요한 조건인 것이다.


 이 영화에서의 이 장면은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 울분을 감추며 살아온 한 인간이 어떤 계기로 인해 그 울분이 폭발하였을 때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는가를 잘 보여준 영화이다. 
 어떤 분들은 너무했다는 반응이었는데...  전 정말 이해가 되고, 사실 그녀의 참을성에 감탄할 뿐이다.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으면 언젠가 그 울분은 분노가 되어 폭발한다는 진리를 얘기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김복남 역을 맡은 서영희라는 배우에 대해 항상 참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로 인해 정말 그녀에 대한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우는 자기가 맡은 역에 충실하고 자신을 그 역에 동일시 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그녀는 분명 그 과정에 충실하였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