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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물섬

마당을 나온 암탉(2011)



 강이가 7살이 되고 이래저래 생각해 보니 영화관에 한번도 안데리고 간 사실을 깨닳았다. 어라? 그래! 애들 어린이집 보내고 나서 우리끼리 영화보러 다녔으니 당연한 것인데...   왠지 새삼스럽다. 약간의 미안함이었을까? 갑작스레 영화보러가자고 얘기하고 말하자 마자 옷입고 영화관으로 출발 마침 애들 볼 아주 적당한 영화도 상영중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박철민이 목소리연기를 한만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양계장에서 달걀을 낳으며 살던 잎싹이는 단식(?)투쟁으로 그곳을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그로 인해 양계장안에서의 주어진 삶이 아니라 그 틀을 깨고 나가서 모험같은 생을 살게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인연인 천둥오리알을 품게되는데....


 7살된 큰아들과 4살된 작은아들 모두를 데리고 영화관에 온 것이 처음이라 약간 긴장하게 되었는데 난생 처음들어온 영화관! 두 아들들은 모두 바짝 긴장해있음이 느껴진다. 영화가 시작되기 위해 암전이 되어 컴컴해지자 큰아들 왈 "왜이리 어두워 불 켜야되겠다." ㅋㅋㅋ


 이내 영화는 상영되고 TV와는 다른 영상에 잠시 혼이라도 빼앗긴 듯 정말 열심히 보더니 ㅋㅋ 그러면 그렇지 30분이 채 되기전에 나가잖다. ㅜㅜ 약간 겁도 주고 영화에 집중하라는 말로 붙잡아 놓으니 또 잠시 앉아서 본다.  다시 몸을 비비튼다. ㅠㅠ


 사들고 들어갔던 팝콘이랑 콜라로 애들의 환심을 사고 집에 가서 자전거 같이 타고 놀아주겠다는 사탕발림으로 시간을 벌며 눈물겨운 애걸볼걸로 우째우째 영화는 2/3쯤 되었고, 초록이가 파수꾼이 되는 시험에 나가 멋진 비행을 하는 모습이 스피디한 영상으로 지나가자 또 아이들은 몰입한다.
 
 비록 서로를 엄마와 아들로 알며 살아가고는 있지만, 그들은 서로 종이 틀리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로 인한 갈등은 이 둘의 삶을 굴곡지게 만들지만, 잎새의 헌신에 모든 것은 눈녹듯 녹아내린다.



 어엿한 청년 천둥오리가 된 초록이 이제 파수꾼으로서 당당히 살기위해 엄마 잎새를 떠나 더욱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이별은 슬프지만, 자신의 생을 찾아가는 아들을 대견스레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ㅋㅋ 최민식의 목소리와 이 천둥오리의 외모는 어찌 그리도 잘 어울리는 지 마치 진짜 이런 오리가 있다면 이런 목소리이지 싶다.


 부동산 중개업자 역을 자처하는 달수역인 박철민! 흑사초롱에서의 역이나 이 영화 달수역이나 참 다재다능한 배우이다. 내가 만약 감독이라면 그에게 어떤 역이든 믿고 맡길 것같은 생각이 든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마지막은 약간 무겁게 끝마친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러하듯이 잎새는 자기가 낳은 새끼는 아니지만, 초록이를 정말 모든 애정을 다바쳐 키워내고, 그 와중에 얽히게되는 애꾸눈과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잎새는 묻는다. "너는 왜 우리를 이렇게 괴롭히니? " 허나 나중에 알게된다. 애꾸눈도 새끼를 키우는 어미이고, 새끼를 먹이기 위해 먹이사슬인 닭등등을 잡아먹어야 하는 현실을....   그리고 애꾸눈도 어미였음을...  잎새의 마지막 말인 "날 먹어 네 새끼들이 배불리 먹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