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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보물섬

읽는 동안 흐믓했던 "나무" 이순원 저

 

 

어린 밤나무의 성장 이야기

 

백 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비바람을 이겨 낸 할아버지나무(밤나무)와 이제 간신히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기 시작한 어린 손자나무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생명의 숨결, 그리고 숭고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책.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생생한 언어와 빛깔 있는 묘사로 사랑받아 온 소설가 이순원의 가족ㆍ성장소설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여덟 살 난 어린 밤나무(손자나무)의 성장에 관한 것이다. 할아버지나무처럼 굵고 알찬 밤송이를 나무 한 가득 열리게 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내어 주고 싶은 손자나무의 일 년 남짓한 사투, 인내와 지혜의 성장통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여기에 매화나무, 앵두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대추나무, 산수유나무, 닥나무 등 우리가 항상 보고 자란 나무들에 관한 생장 이야기를 재미있고 정겹게 그려내 함께 담았다.
작가는 '나무'를 통해 세상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의 근원에 대해 살포시 풀어놓음으로써 인간을 비롯한 생명의 신비와 존엄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손자나무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밤알에서 작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과정을 통해 작은 꽃나무 하나라도 그 근원이 반드시 있음과 각각의 객체에게 존재의미가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린 밤나무의 시선에서 바라본 할아버니나무와 그 주위의 나무들과의 유대와 집주인의 자식들과의 내력까지 어린 밤나무의 성장과정을 에피소드를 통해서 이끌어내며 잔잔하지만, 따뜻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비록 강추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읽으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기 좋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