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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물섬

"말모이" (2018)

이 영화 "말모이"는 아이들과 다함께 보겠다고 온 가족이 다 모일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드뎌 어제 볼 수 있었다.

 우리 부부가 이념적, 사상적으로 ㅋㅋ 자칭 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있는지라 ㅋㅋ 이런 영화를 발견하면 영화관에 가서 보는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영화관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보게되었다.  우리민족에게  있어서 매일 쓰고 있어서 전혀 고마운 줄 모르고 쓰고있는 우리 겨레의 말과 글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    일제시대의 그 험한 시기에 어떻게 우리말이 유지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전체적으로는 아니다 하더라도 그 시기의 우리 선조들의 가상한 노력들을 엿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은 영화였다.

 내가 좋아하는 유해진과 와이프가 좋아하는 윤계상이 주인공이라 더 좋은 말모이는 현대말로는 국어사전이 될 것이다. 뭔 대단한 일이라고 국어사전을 만드는 것을 영화로 만들었을까마는 예전에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분명 예전에 일본영화로 사전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있었다. 제목이.....    기억 나질 않는다.  ㅜㅜ 하지만,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그 영화 정말 재미없었다.  마치 한번 봤으니 끝을 본다는 심정으로......

  하지만, 그 재미없었던 일본영화를 끄집어낸 이유는 잔잔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그려냈던 평화로웠던 그 영화에 비해 말모이는 일제시대라는 시대적인 상황이 이 영화를 박진감 넘치고, 일본놈들의 탄압에 굴하지 않는 민족적 자존심을 그리고 우리말을 지켜려는 자긍심으로 가득찬 사람들의 의기로운 행동들로 가득찼으며, 가끔씩 나타나는 일본 순사들의 눈을 피해 모여서 조선민족의 얼을 살리기 위한 위대한 모임을 해나가는 모습은 그 어느 영화에 밀리지 않을만큼 숨막히게 박진감이 넘쳤다.  개인적으로는 어벤져스보다 훨씬 재밌었다.

 두 주인공의 만남은 썩 유쾌하지 않지만,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도 너무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았고, 특히나 유해진은 어느 배역을 맡겨도 마치 그사람이었다는 듯 연기하기에 그가 나오는 모든 영화를 사랑하게 만드는 배우라 믿고 본다.

 가끔씩은 과연 일제시대에 내가 태어난다면 내가 독립운동에 투신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했었다.  물론 답은 없다. 그 시절에 안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고, 우리 아이들도 나라없는 백성이 아니기에 감사하다. 그럼 독립운동이 아니라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 일이라면 과연 난 할 수 있을까????   ㅋㅋㅋ   우문현답으로 또한 그 시절에 안태어난 것을 감사한다. 

 전국 8도의 사투리를 정리해야하는데.....   그들을 한곳으로 모으기도 힘들겠거니와 사실 지금 하려해도 쉽지않겠지마는 없고 어렵고 힘들고 그 모든 사항을 모두 갖춘 이들은 더 잃을 것이 없기에 단숨에 동조를 하였을까? 그들의 삶도 그 어느 사람의 삶의 무게와 같을진데.......

 위에 그들은 전국 8도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자신의 고장의 사투리를 한 단어씩 정리하는 것을 도와준다.  그 당시의 지식인들은 혹시 모를 불이익이 자신에게 오지않을까 싶어서 마다하는 것을 이들은 아주 쿨하게 해준다.  그들은 글을 읽을 수 없어 유해진이 앞에서 읽으면 아~~하 하며 말하는 순박함을 가지며 그러한 과정이 이들을 더욱 숭고해 보이게까지 만든다.

 누가 잘못하여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겼던가 말이다. 과연 이들처럼 글 읽지도 못하는 이들의 잘못이란 말인가????   아니면 조선의 재상과 선비로서의 모양새와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양반들이란 말인가???  무게의 중심은 당연 양반들에게 그리고 조선의 권력 정점에 있는 왕족들에게 무게감이 더욱 가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래 양반과 왕족의 잘못인 것은 자명한데....    사실 나라를 빼앗기고 난 후의 모습이 더 중요할 것이다.  양반과 왕족의 잘못으로 나라를 빼앗겼고, 그 이후 다시 찾기위한 노력과 독립운동의 모습을 보면, 다수의 양반들은 새로운 권력인 일제에 납작엎드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조그마한 권력이라도 유지하려 새로운 힘에 쉽게 굴복한다.

 그러한 놈들이 나라의 권력을 가졌으니 나라가 무너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지 싶다.

 나랏말을 지켜내려하는 이들이 모여 모임을 만들고 그 노력들로 인해 우리는 36년간의 식민지배를 끝마치고서도 우리의 얼인 우리말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에 우리는 우리의 말과 글로 의사를 소통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사람은 유해진이었겠지만, 사실 나에게는 위 사진에 나온 배우 "최귀화"분의 연기와 그 내용에 찬사를 보낸다.

 우리는 항상 역사에 있어 영웅들을 기억합니다.

 예를들면 조선어학회 하면 주시경선생님이 튀어나오고 6월항쟁하면, 박종철열사가 튀어나온다.  하지만 그들 영웅들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영웅적인 행동들을 세상에 알리고, 그로인해 박해받고 바람에 넘어지는 풀들처럼 자신의 삶을 송두리채 내어주는 숨은 영웅들이 있다.

 얼마전 설민석샘이 하는 TV프로에서 어떻게 박종철열사가 어떻게 열사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되었었다. 경찰은 박종철열사를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으로 불렀었다. 그의 선배를 잡기위해서 참고인으로 불러서는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 가두어놓고 각종 고문들을 하다가 결국 숨지게 만들었다. 박종철열사는 죽어가면서도 선배를 불지 않았고, 결국 폐에 물이 차서 죽게되었다.

 이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경찰은 자신의 치부인 이 사건을덮기위해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말로 변명을 했고, 당시의 경찰의 자신이 가진 권력을 믿은 오만함도 있었겠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이렇게 대충말하고 검시관 및 의사를 겁줘서 그의 사인을 조작하는 자신들이 생각할 때는 쉬운 방법으로 가려 했을 것이다.

 여기에서 나온다. 숨은 영웅들이 그를 최초로 봤던 의사는 그가 그냥 죽은 것이 아니라고 했고, 검시관은 고문으로 폐에 물이 차서 죽었다고 밝혔다.  과연 그들에게 가족이 없었을까? 그리고 책임져야할 식구들과, 그러한 판결이 평생 자신의 인생에 미칠 영향에 대해 몰랐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사람을 죽이고도 뻔뻔스레 그게 밝혀질까봐 의사들과 검시관들에게 겁을 주고 있는 서슬퍼런 경찰들의 소행들을 보며 겁먹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양심에 못이겨, 박종철열사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게 하기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쳤다고 하면 과연 과언인가???   그들이 있었기에 박종철열사의 죽음을 세상이 알게되었고, 그로인해 1987년 6월항쟁은 일어나게되었고, 우리나라의 민주화의 횟불이 활활 타오르게 되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도 있는 것이다.   그들의 인생의 무게가 어찌 독립운동을 했던 그들의 목숨의 무게보다 가볍다 할 것인가!!!  

 최귀화분이 열연하였던 배역도 같은 내용이었다. 정말 꼭 필요한 때에 꼭 필요한 일을 해 주신 숨은 영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