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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물섬

시라노를 내게 알려준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




 멍 때리다가 영화나 한 프로 볼까 하며 건드린 영화! 그러나 멍때리며 보기엔 너무나도 괜찮았던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 
 이제 이 영화의 바다에 빠져볼까? 
 일단 감독은? 김현석! 그는 "YMCA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에 이은 4번째 작품이 이 영화인데, 일련의 그의 작품중에 스카우트는 보질 못했으나 나머지 3영화에서 나오는 것은 “사랑을 모르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일을 하는 남자”와 “사랑을 알지만 표현할 줄 모르는 남자” 그리고 “우리 지난 날의 여자친구들”라고 말했다는 자신의 말이 고스란히 들어있고 영화 전체의 맥락을 좌우하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 역시 "시라노"라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희곡작품의 주인공의 스토리를 모티브로 하여 사랑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영화라 함은 여러가지 것들의 조합인건 당연하지만, 시나리오의 스토리라인을 형성하고 배우를 캐스팅하고 등등의 과정에 과연 이 스토리 라인에서 이 배역을 이 배우에게 적절히 캐스팅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것이 영화성공의 반이상의 쇳대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인공인 엄태웅!!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김유신역을 소화해냈던 그이지만, 사실 이 영화를 통해 내게 실망을 제대로 안겨주었다. 연기의 폭이 그렇게 넓은 쪽에 속하는 배우는 아니라고 평소에도 생각해 왔지만, 이 영화는 그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 보여주었던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를 보는 내내 불만스러웠다. 
 우선 선덕여왕때나 지금 시라노때나 별반 틀리지 않는 표정과 너무나도 무거워 보이는 표정! 그리고 반복되는 심각함!!  그에게 이런 약간은 가볍다가 무거워지거나 다시 중간 어디매쯤 가는 그런 배역은 맞지 않은 것 같다. 시종일관 심각한 배역 특히 김유신 역과 같이 내내 심각하다 정말 가끔 한번 웃긴 그런 역할 말이다. 
 


 어라 자주 본 얼굴이 아니던가!! 그래 "미남이시네요"에 나왔던 애구나, "박신혜"!  그녀의 연기가 사실 엄태웅보다 훨씬 다이나믹했다라고 생각되는 것은 분명 여성이라는 프리미엄과 다소 다른 배우보다 잘 모르는 것에서 오는 기대치부족도 한 몫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쁘잖아!!


 역시 여주인공의 포스는 "이민정"에게서 느껴진다.  어째보면 이민정은 별다른 뭐 없이 갑자기 뜬듯한 느낌이긴 하지만, 연기는 자연스럽고, 미모는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고, 사실 별다른 루머없이 아주 깔끔하다고나 할까? 그녀에게서 풍겨오는 아름답지만, -여러 아름답지만 쌀쌀해보이고 왠지 도도해보이고 차가워보이는 배우들 보다가- 전혀 부담없는 그녀의 얼굴은 마치 친근해보이기 까지 하다. 마치 이웃에 사는 정말 예쁜 그리고 착한 누나같은 존재말이다. 
 이민정이 완전 뜰 수 있는 배역은 아니었으나, 무난히 잘 소화해낸 느낌이고, 특히나 영화의 주인공으로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데뷰는 잘 된 것 같다.  



 어느 영화나 마찬가지겠지만, 주연혼자 연기하는 것이 아니다. 조연의 뒷받침은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발철민"과 이 밑에 있는 "송새벽"은 환상의 콤비라 안할 수 없다. 그들이 이 영화를 얼마나 빛나게, 재밌게 만들었는지는 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시라노의 독백장면이다. 사랑은 사람의 감정이기에 그때그때 다르면서도 어째보면 전체적으로 다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이 남자 영화 전체에 계속 사랑의 방식을 갈구하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찍해지는 마지막!! 
 과연 “사랑을 모르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일을 하는 남자”와 “사랑을 알지만 표현할 줄 모르는 남자” 그리고 “우리 지난 날의 여자친구들”이라고 표현했던 감독의 표현이 이 영화에서 어떻게 녹아나고 있는 지는 직접봐야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