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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 Life

부산에서 미친척하고 떠난 강원도 라이딩 마지막(2011.6.7~9)



 드뎌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강원도로 접어 들었다. 후후 마치 산맥을 넘는 듯한 강도로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올라온 우리에게 보이는 강원도의 간판과 이 곰의 인형은 그간 우리의 몸에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언제 그랬냐는 듯한 표정으로 환해진다. 
 자 이제까지 올라온 만큼 내리막길이 펼쳐진다.   ㅎㅎ 올라오긴 몇시간에 올라왔는데...  내려가는 것은 단 몇분만에 내려왔다 허무하게도  ㅋㅋ



 자동차 전용도로인 7번국도의 일부구간을 피하기 위해 해변도로를 탔던 우린 더이상 전용도로 표시가 없길래 7번국도로 다시 접어들었는데....  경찰 아저씨들이 잡는다. 영문을 모르고 붙들린 우리! ㅋㅋ 벌금형을 받았다. 흐미 돈도 없는 우리 같은 빈민에게 벌금이라니 ㅜㅜ 여하튼 날이 많이 더웠었는데..  우린 햇살을 피할 곳도 없는 이곳에서 경찰에게 붙들려 거의 30분 넘게를 소비했다.


 위 사진의 제목은 범죄자들이다. ㅋㅋㅋ  7번국도를 자전거로 간 죄다.  사람이란게 참 히한하다. 이제까지 잘 온 우린 갑자기 이런 일을 겪고나서는 힘이 쭐딱 빠졌다. 2일째에 접어들며 말수가 적어진 데에다가 경찰에게 벌금형을 받고나니 정말 많이 하기 싫어졌다. 우리가 처음 이 라이딩을 계획할 당시에 가졌던 최소한의 목표점인 동해시인데...  이때쯤은 과연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 였다.


 나름 기분 전환을 위해 멈춰서서 바다도 바라보고 경치 좋은 곳에서 사진도 찍으며 시간도 가져보는데....    사람의 기분이라는 게 의도한다고 쉽게 바뀌어지는 것이 아닌지라 한번 침울해진 분위기는 쉽사리 바뀌질 않는다.



 어떻게 어떻게 삼척시까지 도착한 우리 세명! 이심전심이었을까? 이제까지 먹은 것중에 가장 비싼 음식인 생선구이를 먹자고 하니 별반 말이 없이 이 집을 선택했다. 동해시는 여기서 얼마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니 술도 한잔 하자며 소주도 한병시켜 나눠먹었다.
 우리의 라이딩도 끝나가고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만약 라이딩을 마친다면 다음에 다시 라이딩을 하자고 하면 왠지 부끄러울 것도 같아서....    



 일단 "소문난 생선구이"집이니 모듬 생선구이를 시켜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아까 경찰에게 걸린 일을 잊으려 한다.


 생선구이는 처음 먹는 것이라 기대도 만땅이고, 1박2일에서도 강원도 음식으로 생선구이가 나오기에 한번 먹어보자며 모듬 생선구이 대자를 시켜놓고 기다려본다.


 배우 방은희, 산울림의 김창완, 배우 권상우도 이집을 다녀갔나 보다. 밑에 사인한 것을 보니...  그렇다면 이집이 나름 맛집인가? 음식을 시켜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아까보다는 많이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밑반찬은 간략해 보이지만, 정갈하고 깔끔하다. 전혀 진하지도 독하지도 않다.


 드뎌 나온 모듬 생선구이 와우 정말 많이 준다. 맛도 기가 막힌다. 안그래도 한참을 자전거로 달려온 우리이기에 게눈 감추듯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반주로 소주도 한잔하고....


 국으로 나온 미역국은 내가 좋아하는 타입인 맑은 국물이다. 나름 시원하고 밥을 말아먹기에도 딱 적당하다.


 적당량의 회도 같이 내어주시니 부족함이 없다. 우리가 이번 여행을 하며 먹은 음식중에 맛과 영양가 그리고 만족도 면에서 모두 최고 점수를 줘도 부족할 듯 정말 맛있게 먹고 아까의 조금 쑥쑥했던 분위기는 완전히 만족스런 분위기로 바뀌었고 다시금 패달질을 할 힘을 얻은 우리는 조금만 가면 도착할 동해시를 향해 출발한다.  출발~~~!


 마침내 도착한 최종 목적지인 동해역!! 2박 3일의 일정으로 달려온 부산 출발, 동해 도착의 일정동안 보아온 여러곳과 일어났던 많은 일들과 피로감과 온갖 어려움들을 모두 떨쳐내고 끝까지 함께 온 것,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3명모두 건강히 잘 도착했다는 사실이다.
 내 자신에게 최면이라도 거는 것처럼 그래 잘 왔다 되세기는 나는 이렇게 뭔가 이뤄냈듯 인생의 다른 것도 이뤄낼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할 것이라는 계획도 조심스럽게 세워본다.
 나 혼자 왔다면 과연 여기까기 왔을까 싶다. 옆에 같이 온 이들이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나 자신도 대견하기도 하다.  근데 욕심이 하나더 생겼다. 나 혼자서 한번 가 보고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