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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 Life

비오는 날 봉하마을에서 2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살아생전에 난 이 분을 좋아하지 않았다. 당신의 뜻이 어떻든 간에 내가 바라는 당신의 모습이 있었더랬다. 무얼까 좀더 진보적이길 바랬고, 좀더 강력한 진보적인 정책추진을 바랬고, 이 땅에서 이제까지 일본에 빌붙고 미국에 매달려 부유하게 살아온 이땅의 위증자들을 일거에 소탕하진 못해도 그들이 부끄럽게 아니 부끄러움이라도 느끼게 만들어 주길 바랬다.


 그런 나의 바램이 무색하게도 그는? 그의 살아생전의 모습처럼 정말 중립에 서서 일을 처리하려다가 위증자들에 의해 몰리다몰리다 결국 자신의 목숨을 위의 사진에 나오는 부엉이 바위에서 끊는 마지막 모습을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땅에서 좀 권력좀 있다 하는 것들은 대부분 일본과 미국에 빌붙었던 이들이었을테니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래서 그가 가졌던 고립감은 그가 중립적인 일처리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지 않았을까? 그가 돌아가시고 나서 온 국민이 느꼈던, 지금도 느껴지는 그 벽과 같은 탄탄한 위증자들의 모습이 득세를 해서 온 나라를 해쳐먹고 있으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비가 와서 아예 올라가 볼 생각도 못해봤지만, 다음에 맑은 날에 온다면 한번 올라가 보고싶다. 그가 저 위에 높은 곳에 가서 생각했던 것은 알수 없겠지만, 그 곳에 올라간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할 수 있진 않을까 싶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흔적이 보인다. 똥 뭍은 개가 겨 뭍은 개를 뭐라한다더니 ㅎㅎ 세상에 어찌 똥을 입에 물고 남의 흠을 말하는지 어떻게.....


 비온는 날에 솟대가 서있는 모습을 보니 주인이 없는 집에 그래도 손님을 맡겠다고 꼬리를 흔드는 집에서 키우는 개와 같이 느껴진다. 


 우리 강이에게 농담으로 여기로 올라갈 것이라고 했더니 망연자실하여 앞에 놓인 계단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ㅋㅋㅋ 안갈거라고 하니 안도의 한숨과 함께 살짝 안겨온다. 그래 이렇듯 약간은 높은 듯한 이 길을 이 분은 무슨 생각을 하시며 올라갔을까!! 



 조그맣게 쓰여져 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가득담은 메모는 그에 대한 향수가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도대체 후세엔 그는 어떠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기록될까? 그럼 지금의 MB는?



 기념관답게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계된 여러 자료들이 가득하다. 그가 작은 체구에서 동네아저씨와 같이 씩하고 웃으면 주위가 환하게 밝혀지던 것이 기억난다.


 예전에 그가 부산시장 후보로 나온 적이 있었다. 그의 책에 보면 그는 끝없는 도전을 하였는데, 그 중에 끝없이 도전했던 것이 부산에 대한 그의 애정이 아니었을까 한다. 사실 난 그가 부산시장에의 도전에서 떨어지고 나서 대통령이 되고 나서 분명 부산은 찬밥신세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정상적인 사람이면 나와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경상도와 전라도가 오랜 기간 쌓아놓은 지역의 벽을 그렇게 깨길 바랬건만, 그의 그런 바램은 부산 시민들은 무참히 밟아 버렸고, 걸레로 만들었지만, 전국의 국민들은 그의 맘을 이해하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줬다.
 위의 사진과 같은 인자한 미소로 이승에서 있었던 어떠한 감정도 다 잊어버리시고, 당신이 그렇게 사랑하셨던 우리나라를 올바른 길로 잘 인도해주시고 우리 강이와 산이도 보살펴주세요. 당신을 잠시나마 오해했던 시간들을 다시 되짚으며 고개숙여 봅니다.



 돌아가는 길에 봉하마을에서 요즘 제일 잘나간다는 봉하빵을 사 보았다. 당신이 그렇게 원했던 마을 주민들속에 들어가 그들과 하나되는 삶을 당신은 없지만, 당신의 영향으로 이런 빵도 유명해지고, 당신을 죽어서도 이 마을 사람들과 하나되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