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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 Life

자전거로 일광산을 넘어 죽성을 지나 집으로(2012.1.27)


세명이서 야간을 마치고 다같이 노포동에서 모였다. 오늘의 라이딩 코스는 일광산을 타는 것으로 정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은 추운 날씨인지라 약간은 험한 코스로 가자는 한가지만 합의하고 예전에 가봤고, 좋은 코스로 기억되고 있던 일광산으로 정했다. 

 그래 코스는 좋을지 몰라도 ㅋㅋㅋ   땅이 얼었다고 이제 녹기시작했는지 자전거를 타기엔 아직 이른 것인지 무쟈게 타이어에 흙이 달라붙는다.  타면 탈수록 무거워지는 자전거 푹푹 꺼지는 땅바닥을 차고 계속 올라가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강철체력(??)인 우리인지라ㅋㅋㅋ

자전거와 한몸으로 달려간 우리 잠시 쉬는 사이에 사진을 찍어본다. 너나 할것없이 자전거 타이어는 엉망이다. ㅋㅋ  그래도 목적한 곳을 끝까지 달려간다.   영차영차   헉헉

힘든 코스는 어느덧 끝이나고 자전거 테마로드의 시작이다.  타이어에 떡이되어 붙어있던 흙들이 모두 떨어져나가고 가벼워질때쯤 정말 차가운 바람과 몸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입김으로 겨울 라이딩의 기쁨을 즐겨본다.

코스의 이곳 저곳을 폰카로 찍어본다.  숨이 차지도 힘이 들지도 않은 코스를 타는 즐거움이란 지리산과 같은 큰 산을 오르는 것에 비교한다면 힘과 숨이 턱에 차오르는 상황에서 산의 능선을 만나 호흡도 고르고, 주위의 풍경과 자연 그리고 내가 하나가 되는 듯 즐기는 상황이라 할 만 할 것이다.

 

일광산의 대충지도이다.

 

자전거를 잠시 쉬는데....    산속의 벤치를 고치시는 분들을 만났는데....   이분이 벤치의 그늘막 윗부분을 고치러 올라가셨는데...   내려오시질 못하고 계셨다. 우리가 때마침 지나다 내려드리고는 라이딩의 최초로 다같이 찍은 사진 ㅋㅋ

관광지도는 필히 찍어주는 센스!  이제 일광산 라이딩은 끝이 났으나 왠지 모를 아쉬움이 맴버들에게....  죽성을 들러 가자는 의견이 있어 죽성으로 넘어간다.   죽성엔 "드림"드라마 세트장이 있는 것이 생각이 나서 그곳으로 안내한다.

죽성을 지나다 보니 배들에 깃발들이 걸려있다.  내려가 가까이 가보니 풍어제 같은 것을 지냈나보다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어라 이상한 문화제 표시가 있다.

사진을 찍고보니 심상찮아서 한번 가본다.

  기장 황학대란다. 기장에서 고산 윤선도께서 7년이나 유배생활을 하셨던 곳이라는데...   사실 부산에 내 살았지만 처음 알았다 ^^;;

황학대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니 죽성의 일대가 다 보인다. 고산 윤선도께서 자주 올라와 봄직한 경치라 할만하다.  

그의 대표작 '어부사시사(漁夫四時詞)' 가운데 4수를 살펴본다. 

 "우는 것이 뻐꾹샌가 푸른 것이 버들숲인가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맑고 깊은 연못에 온갖 고기 뛰논다"

 

 "연 잎에 밥을 싸고 반찬을랑 장만 마라

  닻 들어라 닻 들어라

  삿갓은 썼다마는 도롱이는 갖고 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한 갈매기는 나를 쫓는가 저를 쫓는가"

 

 "강촌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있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넓고 맑은 물에 실컷 즐겨 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 세상 돌아보니 멀도록 더욱 좋다"

 

 "긴 밤에 눈 갠 후에 경물이 다르구나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앞에는 유리 바다 뒤에는 첩첩옥산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선계(仙界)인가 불계(佛界)인가 인간계(人間界)가 아니로다"

 

 위의 시는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가 지은 '어부사시사(漁夫四時詞)' 40수 가운데 춘사(春詞) 제4수와 하사(夏詞) 제2수, 추사(秋詞) 제2수, 동사(冬詞) 제4수이다.

 

 윤선도가 성균관 유생 때 집권세력인 북인의 이이첨 등의 죄상을 적은 상소문을 광해군에게 올렸다가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됐다. 1년 뒤 1618년 겨울에 부산 기장군 죽성리로 옮겨져 귀양살이를 했다. 윤선도는 기장 죽성에서 귀양살이를 하면서 시조 6수를 남겼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문이 짧아서 맞는지 모르는데..   진사방기주(??) 맞나 모르겠다. 일부러 찾아보기는 황학대둘레에 있는 암벽에 이렇듯 글이 써쪄 있다.

드림세트장에 드뎌 도착 역시나 언제나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고, 자연의 신비를 품고 있는 풍광이다.

드림세트장이다.  이곳에 올때마다 드라마 드림을 떠올리곤 하는데....    죽성리의 자랑거리중 하나이겠지 ^^

집으로 오는 중 아까 배들에 걸려있던 깃발들이 이해가 된다.  풍어제를 지내느라 그렇게 깃발들을 달고 있었던가보다.

기장을 몇번을 왔어도 이곳의 지명이 두모포인지 이제야 알았다. ^^

나름 화려하게 걸려있는 풍어를 기원하는 깃발들이 이 마을에 복을 기원하고 사람들의 바람이 그대로 녹아있는 듯 하다.

 

 

풍어제를 잠깐동안 녹화해 본다.